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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573)... 노화(老化)와 회춘(回春)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웰에이징(Well-aging)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으로 인생의 노정(路程)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well-being, 참살이)이며, 사람답게 늙는 것이 웰에이징(well-aging, 참늙기), 그리고 사람답게 죽은 것이 웰다잉(well-dying. 참죽음)이다.


김수환 추기경(金壽環 樞機卿, Cardinal Stephen Kim Sou-hwan, 1922-2009)은 행복한 삶이란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당신만 울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이소.”라고 말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국제연합(UN)에서 인간의 평생 연령을 5단계로 구분해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즉, 0-17세는 미성년기(未成年期), 18-65세는 청년(靑年)기, 66-79세는 중년(中年)기, 80-99세는 노년(老年)기, 그리고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長壽老人)이라 부른다.


조선 중기의 승려 월봉(月峯) 무주(無住)는 갖가지 고통에 휩쓸리는 와중에도 몸의 주인인 마음을 돌아보는 지혜를 귀띔하였다. 생로병사의 이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死生老病四 人世孰能空 欲免三途苦 時時筧主翁”라고 했다.


즉 ‘살고 죽고 늙고 병드는 네 가지 일이 인간 세상 누군들 능히 없으랴. 삼도의 괴로움을 면하려거든 한번씩 주인옹을 찾아보게나.’라고 말했다.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짓게 마련인 악업(惡業)으로 인해 삼도(三途: 火途, 血途, 刀途)의 고통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내 몸의 주인 되는 마음(主翁)을 자주 돌아봐야 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발육 과정에 이어 늙어간다. 영국 리버풀대학 노인심리학자 브롬리(D.B. Bromley) 교수는 우리의 삶에서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며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낸다.”라고 했다. 평균수명을 80년으로 볼 때 60년을 늙어가며 보내게 된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Andre Gide, 1869-1951)는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노화((老化, aging)란 생물학적으로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기본단위인 세포(細胞, cell)의 기능이 노쇠하여 살아있는 활력의 감퇴 현상이다. 세포가 노화하는 원인은 생물체를 구성하는 물질 자신이 늙기 때문이며, 두 가지 학설인 반복설과 중독설이 있다. 반복설(反復說)은 세포의 화학적 대사활동이 장기간 반복되어 세포 자체가 노쇠 한다는 견해이며, 중독설(中毒說)은 세포의 노폐물과 산물 자체로 인하여 세포가 중독 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또한 세포의 노화 현상이 환경과 대기 오염,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방부제 등 각종 식품첨가물, 고지방 및 고당류 식품 섭취에 따른 세포내 노폐물 증가, 현대 사회의 각종 스트레스 등에 의하여 더욱 촉진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장수인(長壽人)들의 삶의 모습은 노화를 억제하고 저항하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노화에 순응하고 즐기고 수용하며 살아온 삶이다. 장수인들은 항노화(抗老化), 노화방지 등으로 표현되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아니라 오히려 노화를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건강하게 늙는 것’이다.


백세가 넘는 장수노인(長壽老人) 중 상당수가 능동적이고, 건강하며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유전적인 특성은 나라와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공통점이 적다. 이에 백세 장수란 여러 가지 어려운 사회적ㆍ문화적ㆍ환경적ㆍ의학적 역경에서 살아남은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백세인(百歲人, centenarian)들은 ‘언제나 적응하며, 중용(中庸)을 지킨다’는 진리를 체득하고 실천한 사람들이다.


노화(老化)는 인간의 생리적인 현상으로 사람마다 진행의 차이가 있다. 노화 속도는 햇볕, 스트레스, 식생활, 운동, 흡연, 음주와 같은 생활습관 등 다양한 환경요인들에 의하여 빠르게 또는 천천히 일어난다. 다른 질병이 발병하지 않으면 노화 자체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85세 이상 노인 중에서도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에서 1968년부터 주관해온 ‘볼티모어(Baltimore) 노화종적연구(老化縱的硏究)’는 메릴랜드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20세부터 90세까지의 남녀 천여 명을 대상으로 매 2년마다 각종 신체계측, 생리생화학적, 병리적 기능을 검사하여 그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노화과정에 차이가 있으며, 같은 사람이라고 조직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변화했다. 또한 노화과정이 개인의 유전적 또는 생활패턴 및 질병 상태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각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변화를 보이지만 비교적 보편적인 노화과정에 따른 특징적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심장의 크기가 증가하며, 운동 중 최대산소 소모량이 저하한다. 또한 혈관은 탄력성을 잃게 되어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 (2)폐 기능 등 최대 호흡능력은 20대에 비하여 70대에서는 40% 정도 저하된다. 노화에 따라 쉽게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 (3)뇌는 노화됨에 따라 신경세포가 감소하고 손상을 받는다. (4)신장 기능은 저하되어 혈액으로부터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든다. (5)체지방 분포가 변하여 남자는 주로 복부로 여자는 하체 쪽으로 지방축적이 이동한다. (6)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남녀 모두 20% 이상 근육이 감소되나, 운동에 의해 예방이 가능하다. (7)시력 변화로 인하여 40대 이후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8)청력이 많이 떨어진다. (9)피부는 색소침착, 건조, 피하지방 감소 등으로 주름살이 지고 거칠어진다. (10)성격은 비교적 변함이 적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젊고 건강하게’ 사는 방안으로 다양한 회춘 묘약(回春妙藥)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김채규 교수 연구팀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노화세포에 각종 약물을 투여하며 실험을 거듭한 결과, 노화세포 제거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USX0101)을 실험용 쥐에 투여하자 노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라지고 관절염 증상이 완화됐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온라인판(2017년 4월 24일)에 실렸다.


젊은이 혈액이 노화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시된바 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Berkeley) 마이클 콘보이, 이리나 콘보이 부부교수가 혈액 교환으로 근육이 회춘하는 효과가 있다고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2016년 11월)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3개월 된 어린 쥐와 23개월 된 늙은 쥐 4쌍의 혈액을 절반씩 교환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5일이 지났을 때 늙은 쥐의 손상된 전경골근이 회복됐다. 콘보이 교수는 “회춘 열쇠는 혈액에 들어 있는 단백질 구성이 어린 쥐와 비슷해져, 노화로 인해 단백질의 불균형이 온 늙은 쥐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인 스스로 인식하는 주관적 연령이 낮을수록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지속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보고서(노년기 주관적 연령과 건강노화와의 관계)에 따르면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응한 1만명 중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만 65-74세 노인(연소 노인)의 55.3%는 자신이 노인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노인(年少老人) 집단에서 주관적으로 자신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인지활동이나 사회활동 참여가 낮고, 만성질환이나 우울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노인이라는 정체성이 스스로 일종의 사회적 낙인(烙印)으로 작용하여 원래 활동적이고 독립적이던 사람들까지도 자신을 노인으로 낙인을 찍어 건강한 노화를 저해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연령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젊게 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을 위한 원칙은 우선 생명현상은 나이가 들어도 새로워질 수 있으므로 ‘젊게 살기’를 실천해야 한다. 매일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듯 능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적당한 일을 찾아 삶의 현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한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활하며, 풍부한 감정과 여유를 느끼면서 인간의 참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한 생각을 하도록 한다. 매일 읽고 쓰기를 생활화하며, 과음과 흡연을 삼가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573). 2017.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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