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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595)... 仲秋佳節!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추석(秋夕)명절 차례(茶禮)


중추가절(仲秋佳節)! Happy autumn full-moon festival holidays!

올해 음력 팔월 보름 추석(秋夕)은 5월 윤달(閏月) 즉, 음력 5월(양력 5월 26일 - 6월 23일)에 이어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는 음력 윤5월로 인하여 예년에 비해 한 달 정도 늦은 10월 4일이다. 음력 윤달(leap month)은 매 3년 6개월 마다 오며, 양력(1년 365일)과 음력(1년 354일)의 11일 격차를 조정해 준다. 


이에 금년 추석에는 오곡백과(五穀百果)가 무르익어 추석 차례상(茶禮床)을 보다 풍성하게 차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해 황금연휴가 9월 30일(토요일)부터 10월 9일 한글날까지 열흘이 이어져 국내외 여행을 가는 가족들이 많다.


설날과 더불어 연중 으뜸 명절인 ‘추석’을 중추절(仲秋節), 중추, 가위, 한가위, 가배 가배일(嘉俳日)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위’는 가을의 가운데를 의미하며,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이므로 큰 명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가위나 가배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의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중국인은 추석을 중추(仲秋), 월석(月夕)으로 부르며, 전통음식 월병(月餠)을 먹는다.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流頭), 7월 백중(百中)과 함께 ‘보름명절’이다. 정월대보름은 신년에 처음 맞는 명절이어서 중시되고, 추석은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여서 중시된다. 특히 추석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보면서 이듬해의 풍년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농경사회에서 보름의 만월(滿月)은 농사의 풍작을 비롯하여 풍요다산(豊饒多産)을 상징하여 중시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9월 1-2일 전국 주부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상을 차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71.2%로 작년 74.4%보다 3.2%포인트 떨어졌다. 그리고 차례상을 차린다는 가정 중에는 ‘전통 예법에 따라 정확하게 차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35.1%로 작년(47.6%)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간단하게 구색만 갖춘다(35%)’거나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중심으로 차린다(19.3%)’ 등이 54.3%를 차지하여 작년(42.2%)보다 대폭 늘었다. 이번 추석 때 음식 구입비용으로는 30만 원대를 예상하는 가정이 3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만 원대(34.4%), 40만 원대(1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정에서 간편식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名節) 음식도 간단히 데워 30분이면 상차림을 끝낼 수 있는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즉, 전이나 부침 같은 명절 음식을 집에서 직접 만들지 않고 구입해 차례를 지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2014년 설 명절 때 처음 선보여 1억원을 기록한 제수용(祭需用) 간편식 매출이 작년 추석엔 9억4000만원으로, 그리고 금년 추석엔 13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정의 안녕을 기원해주시는 조상(祖上)께 감사의 마을을 전하기 위해 차리는 차례상(茶禮床)에 오르는 음식은 지역과 가풍(家風)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차례상에는 햅쌀밥, 햇과일, 송편, 토란탕, 닭찜 등과 정성껏 빚은 신곡주(新穀酒)를 올린다. 가을이 제철인 조율이시(棗栗梨枾ㆍ대추, 밤, 배, 감)를 한가위 차례상에 올리며, 특히 대추는 제상의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설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茶禮)는 제사(祭祀)와 달리 가족이 오붓하게 함께 음식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속절(俗節)이므로 가족이 추석(설)을 즐기면 조상도 좋아하신다. 차례를 모시고 난 뒤에 참석한 자손들이 술과 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례(飮福禮)를 하는 것은 조상의 보살핌이 늘 함께한다는 믿음을 가족과 나누는 의식(儀式)이다. 


추석 명절의 대표 음식은 한가위 보름달 닮은 ‘송편’이다. 송편을 언제부터 먹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추석에 송편을 먹는 것에 관한 첫 기록은 조선 제 18대 왕 현종(顯宗, 재위 1659-1674) 때 문인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8월령에 있다. 즉 “올여(햅쌀)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먹세”란 구절이 있다.


송편은 반죽한 맵쌀가루로 피를 만들고 그 안에 콩, 깨, 밤 등의 소를 넣어 둥글게 빚는다. 최근에는 야채즙, 녹차 가루, 과일즙 등을 섞어 다양한 색을 내기도 한다. 송편을 시루에 찔 때는 솔잎을 켜켜이 놓고 찌기 때문에 송편에서 은은한 솔 냄새가 풍긴다. 전남 영광군의 특판품인 ‘모싯잎 송편’은 멥쌀과 삶은 모시 잎을 함께 빻아 반죽해서 빚는다. 모시 잎 함량이 25%가 넘으며, 속에 국산 ‘동부콩’을 22% 넣은 것도 일반 송편과 다르다. 모싯잎은 이뇨(利尿)작용을 하며, 변비 예방에도 좋다.


송편 다음으로 추석에 많이 먹는 음식인 ‘토란탕(土卵湯)’은 쇠고기 양지머리 육수에 토란과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토란은 추석 무렵이 제철이며, 이때 맛과 영양이 제일 좋다. 토란은 알칼리성 식품이며,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 및 치료를 해주는 완화제이다. 먹을 때 끈적끈적하게 느껴지는 점액질인 무틴(mutin)은 소화를 촉진해 준다. 이에 송편이나 고기 등을 과식해서 배탈이 나기 쉬운 추석에 토란국을 끓여 먹는 것은 계절적으로 매우 합리적이다.


다년생 초본인 토란은 지대가 낮고 습한 곳에 잘 자라며, 높이는 80-120cm 가량으로 땅 속에 근경(根莖)을 ‘토란’이라 부른다. 토란은 뱃속의 열을 내리고 위장(胃腸)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식품이다. 토란에 가장 많은 당질은 녹말이며, 덱스티린과 설탕도 들어 있어 토란 고유의 단맛을 낸다. 토란 가루로 빚어 만든 송편을 토연병(土蓮餠)이라 한다.


추석 차례상에 닭으로 찜을 만든 계증(鷄蒸)을 올린다. 봄에 키운 병아리가 추석쯤이 되면 살이 올라 햇닭이 되므로, 햇닭을 잡아서 맛좋은 닭찜을 만들어 차례상에 올린다.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알을 낳기 시작하기 때문에 식용으로는 어린 닭을 이용한다. 영계는 지방이 많고 껍질이 연하여 맛이 좋다. 닭고기는 섬유가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며,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된다.


한가위 전국 음식 열전도 풍성하여, 지역만의 특색 있는 추석 음식과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예로부터 경기지역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통북어구이>는 머리가 크고 알을 많이 낳은 명태(明太)를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겼다. 눈알이 온전하게 붙어 있는 북어는 잡귀신(雜鬼神) 을 얼씬도 못하게 내쫓는다고 믿었다.


강원도 산간지역에서는 산나물, 감자, 고구마, 버섯 등을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였으며,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은 평창 일대에서 꼭 챙겨 먹어온 명절 음식 가운데 하나다. <메밀전>은 메밀 반죽에 실파와 묵은지를 썰어 넣어 부친다. 충청도만의 독특한 추석 음식은 통째로 삶은 닭에 달걀지단을 올려 맵시를 낸 <계적>이다.


경상도 <돔배기적>은 상어고기를 네모나게 썰어 염장(鹽藏)해뒀다가 꼬치로 꿰어 기름에 지져 만든다. 상어고기는 살이 단단하여 산적으로 만들기에 걸맞다. 전라도에서는 병어, 낙지, 조기 등 어패류로 풍성한 차례상을 꾸리며, 그 가운데서도 <제사꼬막>을 으뜸으로 꼽는다. 싱싱한 꼬막을 살짝 데쳐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옛날 제주도에서는 쌀이 귀하여 떡 대신 <보리빵>을 차례상에 올렸으며, 뭍과 달리 밤, 대추를 차례상의 필수요소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도의 이름난 특산물인 <옥돔>을 조상의 음덕(陰德)을 기리는 데 아주 좋은 식재료로 여겼다. 요즘도 꾸덕꾸덕 잘 말린 옥돔을 꼭 챙겨 명절 차례상에 올린다.


추석에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소놀이, 거북놀이, 소싸움, 닭싸움 같은 놀이를 한다. 특히 한가윗날 보름달 아래서 펼치는 원무(圓舞)인 강강술래는 운치가 있고 풍요를 상징하는 달에 비유되는 놀이이다. 추석놀이들은 풍농(豊農)을 기원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는 금년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한가위 문화ㆍ여행주간’으로 지정했다. 추석 연휴에는 경복궁ㆍ덕수궁 등 4대 고궁과 종묘ㆍ왕릉, 국립현대미술관ㆍ국립중앙과학관의 입장료가 없다. 또 전국 42개 국립 자연휴양림은 숙박료와 야영장 사용료를 제외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또한 32개 국립공원 야영장 시설 이용료를 20% 할인하고, 70여 개 농어촌 체험마을의 음식ㆍ숙박ㆍ체험 비용을 최대 50% 깎아준다. 전국 방방곡곡 추석맞이 문화행사도 풍성하다. 예를 들면, 경기도 포천의 보름달 관측 행사, 진주 남강유등축제, 곡성 심청축제, 고양 가을꽃축제, 부산의 원도심 스토리 투어, 전북 남원의 신관 사또 부임행차 등 48개 행사가 벌어진다.


정부 주관 국내 최대 쇼핑ㆍ관광 축제(祝祭)인 2017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 행사도 9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린다. “FESTA”는 축제라는 기본 의미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쇼핑(Shopping), 관광(Tour), 즐길거리(Attraction) 등이 모두 어우러진다. 이 행사는 내수(內需) 진작을 위해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와 중국의 광곤절(光棍節, 11월 11일) 등을 벤치마킹한 세일 행사이다.


추석 즈음이면 농촌 어디에서나 황금빛으로 물든 논밭과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다. 이에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온 가족이 함께 농촌을 찾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도록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도시와 농촌이 행복한 마음을 잇는 아름다운 동행(同行)에 동참하고 신토불이(身土不二), 우리 체질에 맞는 우리농산물도 직접 접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따뜻한 정(情)을 나누었다. 한가위에 즈음하여 자주 나오는 말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에는 일상 속에 힘들었던 일들을 떨쳐버리고 즐겁고 풍족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기원(祈願)이 담겨 있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595). 2017.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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