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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601)... 개(犬)공포, 패혈증으로 사망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반려(伴侶)동물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이르고 있어 반려동물에 대한 친근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요즘 우스개 말로 집 안에서 키우는 반려견(伴侶犬) 강아지가 가족 순위에서 아버지보다 더 높다고 한다. 1순위는 자녀, 2순위는 엄마, 그리고 3순위가 아버지이다. 가족이 모두 모여 애완견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개가 죽으면 천국에 가기를 기도해주는 종교 직업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즈음하여 주요 정당 후보자들은 1000만 반려동물 소유 유권자들을 겨냥하여 이전 대선(大選)과는 다르게 ‘반려동물 정책’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기호 1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민간 동물의료 관련사업 활성화, 반려동물 행동교육 전문 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반려견(犬) 놀이터 확대,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반려동물 사육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에 물려 부상당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犬)에 물린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5년 1488건, 2016년 1010건, 2017년(8월 기준) 1046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개 주인들이 반려견에게 목줄, 입마개 등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반려견은 외출 시 의무적으로 목줄을 착용하도록 돼 있다. 생후 3개원 이상 된 맹견(猛犬)은 목줄과 함께 입마개도 해야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그 잡종의 개,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로 규정돼있다.


최근에는 서울의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여ㆍ53)씨가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30)씨 가족의 반려견(伴侶犬) 프렌치 불도그에 물려 사망했다. 사고를 일으킨 개는 보통 몸길이 70cm, 몸무게 10-13kg 정도이다. 김씨와 최씨 가족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다. 사고 당일인 지난 9월 30일 최씨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이 아파트 현관문이 잠시 열린 틈에 목줄이 풀린 상태에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서 타고 있던 김씨의 왼쪽 정강이를 한 차례 물었다. 


김씨는 개에 물린 날 응급실에서 상처(2-3cm 크기의 여러 개의 이빨 자국) 소독과 파상풍(破傷風) 예방주사를 맞고, 추가로 항생제 주사와 3일치 약을 복용했다. 환자는 개에 물린 후 닷새째 몸살 기운을 느꼈고, 사망 당일 아침에는 고열, 기침, 폐렴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다. 숨진 김씨의 혈액과 가래 등에서 패혈증(敗血症)의 원인으로 꼽히는 녹농균(綠膿菌)이 검출됐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물거나 할퀴었을 경우, 동물의 입이나 피부에 있는 세균, 곰팡이, 미생물로 인하여 패혈증 등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에 물리거나 긁힐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깊숙이 물리면 병균이 근육 속까지 감염되어 전신에 병균이 퍼져 패혈증이나 파상풍 등 감염증에 걸려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패혈증(Sepsis, Septicemia)이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몸 안에 침입한 다양한 미생물이 일으키는 중증 감염(感染)이다. 패혈증/패혈쇼크의 원인으로는 여러 박테리아 특히 대장균(E. coli), 녹농균(綠膿菌), 클렙시엘라균 등 그람음성균의 빈도가 높다. 최근에는 황색포도알균을 비롯한 그람양성균에 의한 빈도가 증가하였으며, 진균(캔디다균 등)에 의한 감염증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사람을 포함한 포유동물(哺乳動物)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으로 일반 녹농균과 다제내성 녹농균으로 구분한다. 녹농균은 비교적 산소가 적은 상태에서도 생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되며, 의료 설비와 장치에서 빈번히 검출되므로 병원에서 교차 감염을 유발하는 주요 세균으로 인식되고 있다. 녹농균에 감염되어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패혈증이 나타나면 하루 이틀 만에 사망할 수 있다.


패혈증 때 나타나는 신체변화는 개인 간의 차이가 있으며, 시간 경과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증상은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나거나 저체온이면서 관절통, 두통, 권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맥박은 빠르고 미약하며, 호흡이 빨라지고, 중증인 경우에는 의식이 흐려진다. 중상이 심해지면 저혈압에 빠지고 소변 량이 줄면서 쇼크 상태에 이르게 된다.


진단은 혈액과 소변 검사, 뇌척수액 배양 검사를 시행한다.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가 있으면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백혈구 수의 증감, 급성 염증성 물질의 증가가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임상적으로 의심이 되는 균의 배양 검사를 시행한 즉시 주사용 항생제나 항진균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환자의 혈압, 호흡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실시한다. 그리고 일부 내성균이 자라는 경우에는 격리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장기에 손상이 따른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한다. 예를 들면, 신장이 손상된 경우에는 혈액 투석을, 폐기능이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대부분 치료에 잘 반응하여 완치되는 경우가 많으나, 감염균이 치료에 잘 듣지 않는 종류일 때, 균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환자인 경우 사망하거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중증 패혈증 및 패혈쇼크의 사망률은 각각 20-35%, 40-60%이다.


‘반려견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는 약 6000만 가구가 9000만 마리를 키우고 있어 개에 물리는 사고도 잦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개에 물리는 사고가 1년에 약 450만건이 발생하며, 비영리단체 도그스바이트(Dogs Bite)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동안 392명의 미국인이 개에 물려 사망했으며 아동과 노인이 많았다. 미국에는 개 물림 사고만 전담하는 변호사 사무실도 있다. 미국에서 2005년부터 254명을 물어 사망사고를 낸 ‘핏불테리어’는 우리나라에서도 맹견(猛犬)으로 지정돼 있다.


영국의 맹견법(Dangerous Dogs Act)은 1991년 세계 최초로 핏불테리어 등 맹견 4종의 사육, 번식, 판매를 구제하고 있다. 또한 맹견 주인에게 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삽입 등을 의무화했다. 프랑스의 경우 맹견을 기르기 위해서는 법원 허가를 받아야하고, 맹견도 주기적으로 행동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외출할 때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는 것이 전부다.


독일의 반려견 수는 유럽에서 가장 많아 860만 마리에 이른다. 지난 2000년 함부르크에서 9세 남자 어린이가 맹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반려견 관리 규정이 크게 강화됐다. 견주(犬主)는 반려견 정보를 당국에 등록해야 하며, 맹견 관련 지식과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치러야 한다. 맹견은 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은 뒤 수의사 앞에서 테스트를 받아야 하며, 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 경찰, 병원이 나서서 사고 전후 과정을 처리하고 기록한다. 


우리나라는 일부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애견보험’은 보험사마다 보장 한도가 다르다. 예를 들면, 삼성화재가 판매하는 애견보험의 경우 개별 사고에 대해 건당 100만원, 연간 누계 5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을 해준다. 단, 자기부담금 10만원을 공제하고 지급한다. 애견보험은 아니지만 손해보험사에서만 판매하는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에 가입되어 있으면 반려견이 타인을 다치게 한 경우 보상이 가능하다.


1950-70년대에 가정에서 사육한 개들은 집 지키는 방범견(防犯犬)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체구도 제법 컸다. 그런 개에 물릴 때의 부상은 심각하여 사망 사고도 일어났다. 그럴 때 마다 경찰은 개주인은 구속하고, 개는 현장에서 즉시 사살했다. 근거 법령은 없었지만 사람을 해친 개는 즉결 처분하는 것이 당시의 불문율(不文律)이었다. 살(殺)처분한 개는 당시 창경원, 어린이대공원의 맹수들 사료로 썼다.


최근 한일관 대표가 개에 물린 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인명을 해쳤으니 사고견(犬)을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죽이는 건 지나치다”라는 상반된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동물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판단되면 안락사(安樂死)를 시행하기도 하며, 영국은 ‘맹견법’에 따라 개 주인에게 도살을 명할 수 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측은 맹견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견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안락사와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 규정을 법제화하여 반려견이 어린 시절 제대로 된 사회화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개로 인한 사망 사고 때 견주(犬主) 처벌은 영국은 최대 징역 14년을, 미국에서는 보통 살인ㆍ과실치사죄를 적용하며 개는 안락사 시킨다. 또한 목줄을 하지 않은 개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견주는 1000달러(약 113만원)의 벌금형 혹은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우리나라는 맹견을 데리고 외출할 때 목줄이나 입마개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50만 원 이하 과태료 처분이 전부다.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상처를 입힌 경우에는 형법상 과실치상ㆍ과실치사로 보고 각각 500만원 이하 벌금과 구류 또는 과료,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금번 한일관 대표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서울 강남구청은 목줄 등 안전 조치를 하도록 돼 있는 ‘동물보호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개 주인 앞으로 과태료 5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빗나간 반려견 사랑’에 제동을 걸고 반려견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견주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모두 4건이다.


예를 들면, 맹견 관리를 소홀히 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소유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소유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동물보호법(動物保護法, animal protection law)은 1991년 5월 31일 법률 제4379호로 제정된 이후 내용이 일부 개정되었다. 이 법은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절하게 보호ㆍ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개 주인이 문제지, 개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말이 있는 것과 같이 반려동물 주인은 페티켓(펫/애완동물+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즉, 반려동물을 안고 공동 현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야 하며, 외출할 땐 목줄 등 안전장치를 하고 배변 봉투를 지참해 용변을 치워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반려동물 전용 가방 등에 넣어 들고 타야 한다. 지자체에 동물 등록을 하고, 반려견에게 적절한 ‘사회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자기가 기르던 개에 물려 죽은 사람도 있으므로 견주들은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위험한 착각을 버려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01). 201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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