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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635)... 최은희, 신장병 투병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배우 최은희, 신장(腎臟) 투석(透析)


‘은막(銀幕)의 톱스타’ 최은희(崔銀姬)씨가 지난 4월 16일 오후 4시 30분쯤 향년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장남인 신정균 영화감독은 이날 “어머니가 오늘 오후 서울 가양동 한 내과에 신장 투석을 받으러 가셨다가 임종하셨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영화계 원로들과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은희씨는 척추관 협착증(spinal stenosis)으로 2010년부터 휠체어 신세를 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4년부터 1주에 3회 신장투석을 받고 있었다. '세기의 연인‘ ’분단의 여배우‘로 불렸던 전설의 스타 최은희씨는 한국 영화 부흥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장기(臟器)기증 사전서약대로 두 눈을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염수정 추기경(樞機卿)이 최은희씨 빈소에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고 17일 밝혔다. 염 추기경은 “최은희 소화 테레사님의 선종(善終)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고인은 영화 속 변화무쌍한 역할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신 분으로 기억합니다”라고 전했다. 최은희씨의 천주교 영세명은 소화(小花) 테레사(Teresa)이며, 아호는 향은(鄕恩)이다.


고인은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김도향의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꼽았으며, 이 노래를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틀어 달라고 부탁해 놓았다고 3년 전 중앙일보와 생애 마지막 인터뷰(2015년 6월 13일자 중앙일보 ‘박정호의 사람 풍경’)에서 말했다. 김도향 작사ㆍ작곡인 ‘바보처럼 살았군요’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난 낙엽 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 그냥 덧없이 흘려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 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흘려버린 내 인생을/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우-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우-/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 버린 것이 아닐까/ 흘려버린 세월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우-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우-”


최은희의 본명은 최경순(崔慶順)이며, 일제 강점기 1926년 11월 20일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경성기예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극단 아랑에 입단하여 무대연기를 배웠고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으며, 극단 신협과 해방 후에 재건된 토월회, 극예술협회 등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최은희가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은 1947년 신경균 감독의 <새로운 맹서>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영화배우가 된 그녀는 <밤의 태양> (1948), <마음의 고향> (1949)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1950년 북한의 6ㆍ25남침전쟁 발발 후 서울에 남았다가 북한 내무성 소속 경비대협주단에 들어가게 되어 낮에는 연극 연습을 하고 밤에는 사상교육을 받았다.


이후 후퇴하는 인민군을 따라 평남 순천까지 올라갔다가 겨우 탈출하여 한국군을 만나 ‘정훈공작대’에서 위문공연을 하게 되었다. 정전협정 후 1953년 신상옥 감독의 <코리아>에 출연한 이후 신상옥(申相玉)과 결혼하고, 신필름이 제작한 거의 모든 영화에 출현하며 1970년대까지 1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그 중에서 1961년에 발표한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등 세 편의 영화는 특히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1961년은 시네마스코프(Cinema-Scope) ‘춘향전’의 해였다. 와이드 스크린(wide screen)을 사용한 시네마스코프 영화는 1950년대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에 닥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했다. 시네마스코프 화면은 가로 세로의 비율이 2.35:1로 표준 규격인 1.33:1에 비해 가로의 비가 훨씬 크다. 시네마스코프 영화의 첫 작품은 1953년에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성의>(The Robe)였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成春香)>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春香傳)>이 개봉되었으며, 신 감독의 아내 최은희와 홍 감독의 아내 김지미가 각각 춘향으로 나서 부부 대결이 되었다. 결과는 <성춘향>의 압승으로 서울에서만 74일간 38만명이 관람했다고 1961년 4월 28일 자 조선일보에 톱기사로 실렸다. 그해 서울 인구가 258만 명 이었으니 7명 중 1명꼴로 <성춘향>을 본 셈이며, ‘학생입장환영’ 영화였다.  


최은희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였다. 6ㆍ25전쟁 이후 한국의 영화계에서 그녀의 존재는 절대적이었으며, 한 해 3-4편 영화에 출연했다. 이에 최은희는 한국 영화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최은희는 영화 촬영감독 김학성과 결혼했으나 잦은 폭행으로 이혼하고 1954년 영화감독 신상옥과 재혼했다. 그러나 신상옥이 배우 오수미와 외도(外道) 사실을 알고 1976년에 이혼했다.


최은희는 1978년 1월 14일 홍콩에서 북한 김정일의 지시를 받은 공작원에 의해 납북(拉北)되었다. 남편 신상옥도 최은희의 행방을 찾기 위해 홍콩으로 갔다가 같은 해 7월 19일에 역시 납북되었다. 신 감독은 북한에서 몇 번이나 탈출을 시도하면서 최은희를 찾았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납북 5년 만에 평양에서 다시 만났으며, 북한에서 영화 활동을 하면서 영화 17편을 제작했다. <돌아오지 않은 밀사>로 1984년 체코 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을,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다른 독재자(獨裁者)들과 같이 ‘내가 곧 내 나라’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김정일은 영화광(映畵狂)으로 알려져 있다.


신상옥ㆍ최은희 부부는 1986년 영화제 참석 등을 명분으로 유럽으로 향한 길에 3월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대사관으로 망명하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탈북에 성공했다. 망명 이후 1999년까지 주로 미국에서 체류하다가 귀국하여 2001년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해 뮤지컬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2002년에는 뮤지컬 <크레이지 포 유>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영국 영화감독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애덤은 2016년 최은희-신상옥 부부의 납치와 탈출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연인(戀人)과 독재자(獨裁者)>를 개봉했다. 이 영화에는 이들 부부의 납북 전후 과정과 북한에서의 생활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으며, 최은희 부부가 북한에서 목숨을 걸고 녹음한 김정일의 목소리도 담겨있다. 


최은희는 1999년 귀국한 후 안양신필름예술센터 학장, 동아방송대 석좌교수, 성결대 연극영화학부 명예교수로 후배를 양성했다. 최은희는 종교를 부정하는 북한에서 천주교(天主敎)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 2007년 통일부의 ‘대북지원사업 전문가’ 자격으로 천주교 서울교구 신부, 민화위 임원, 통일부 공무원 등과 함께 10월 27-30일 4일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10월 28일 일요일에 평양장충성당을 방문했다. 그리고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평양과 황해남도 신천군에서 보건영양사업을 평가한 바 있다.


최은희는 남편 신상옥(1926-2006) 감독이 타계한 후 건강이 악화되었다. 2014년부터 신장(腎臟)질환으로 투병하였으며, 2018년 4월 16일 신장 투석(透析, dialysis)을 받으러 갔다가 사망했다. 최은희는 몸이 불편해 성당엔 가지 못했지만 묵주(黙珠)반지를 끼고 ‘묵주 기도’는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한다. 최은희-신상옥은 부부의 정(情)도 정이지만 영화동지로서의 정이 더 깊었다고 한다. 고인은 신 감독에 대해 남편이라기보다 존경하는 예술가로 생각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최은희는 2006년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공로상, 2010년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공로상, 2014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훈장을 받았다. 최은희는 한복 치마와 저고리가 잘 어울리는 한국적 미인이었다. 저서로는 <최은희의 고백>(2007)이 있다. 최은희가 살아온 92년은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최은희씨가 투병한 신장병(腎臟病)은 신기능이 80% 이상 고장 난 다음에야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난치병이다. 또한 세균감염이나 약물남용을 제외하곤 발병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예방도 어려운 질병이다. 신장병은 합병증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질병으로 고혈압,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한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이 안돼 평생 투병해야 한다. 신장병에 관한 이야기가 다음 청송건강칼럼(636)에 계속된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35). 201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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