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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640)... 존경받은 대기업 오너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구본무 회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베풀며 살아라” 어머니의 뜻을 평생 지킨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화담(和談)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이 5월 20일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1년간 뇌종양(腦腫瘍, brain tumor)으로 투병하면서도 연명(延命)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한 고인(故人)의 뜻에 따라 평화롭게 영면(永眠)했다고 한다. 장례도 22일 화장을 한 후 경기도 곤지암의 ‘화담숲’ 인근 소나무(松) 아래에 수목장(樹木葬)으로 엄수됐다. 구본무 회장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도 소탈했다.


신문에 개제된 부고(訃告)도 일반 기업체 부고와는 달리 LG그룹 명의가 아닌 유가족 일동 명의로 되어있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家族葬)으로 차분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에 가족 외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합니다. 생전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했던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오니 부디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애도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94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미국 애슐랜드대 졸업 후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1974년에 취득한 후 1975년 럭키(현 LG화학)에 입사했다. 1984년 금성사(현 LG전자) 상무를 거쳐 1989년 럭키금성그룸(LG)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친인 구자경(具滋暻, 1925년生) 명예회장이 1995년 물러나면서 LG그룹 제3대 회장에 올라 23년간 ‘정도(正道) 경영’을 최고의 경영가치로 삼아 그룹을 이끌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LG창업주 구인회(具仁會, 1907-1969)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2대 회장이 되어 LG의 전신인 금성전자와 럭키화학을 국내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70세가 되던 1995년에 LG그룹을 큰아들(구본무)에게 물려주고 퇴임한 뒤 회사 경영에 일절 간여하지 않고 천안 농장에서 생활하였다. 하지만 2008년에 아내를 먼저 보냈고, 이후 큰 아들도 자신보다 먼저 보낸 아픔을 겪었다. 현재 노환(老患)으로 아들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구본무 회장은 사회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실천한 대기업 오너다. 그는 “자기를 속이는 사람은 더 이상 속일 데가 없다”면서 정직(正直)을 강조했으며, “신용을 쌓는 데는 평생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말을 자주했다. “편법과 불법을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1등을 안 하겠다”는 것이 고인의 지론(持論)이다. 고인은 물론 LG그룹도 불미스러운 구설에 오른 적이 거의 없었던 것도 기업 경영에 정도(正道)를 실천한 결과이다.


고인은 공식 행사든 사적 약속이든 항상 10-20분 정도 먼저 도착하여 상대방을 기다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 구본무 회장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탈한 성격과 온화한 인품으로 부하직원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고인은 저녁 자리가 늦어지면 운전기사를 먼저 보내고, 택시로 귀가하기도 했다.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존댓말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었고, 경조사에는 수행비서 없이 홀로 행사에 참석하는 등 훈훈한 일화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고인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힘쓴 의인(義人)에게 기업이 보답한다”는 철학으로 ‘LG의인상(義人賞)’을 제정하여 화재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려다 죽은 소방관, 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경찰관, 약자(弱者)를 지켜낸 시민 등이 이 상의 대상이 되었다. 고인의 아름다운 행적이 SNS를 통해 널리 전해지면서 많은 시림들이 구본무 회장의 사망을 애도하였다.


구 회장은 조류와 숲, 자연환경에 애정이 깊었으며, 특히 ‘새 박사’란 병칭이 붙은 정도로 조류에 조예가 깊어 조류도감(鳥類圖鑑)인 ‘한국의 새’를 펴냈다. 구본무 회장은 아호(雅號)인 화담(和談: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을 따서 경기도 곤지암에 생태수목원인 화담숲을 조성했다. 1997년 자연 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했다.


2013년에 정식으로 개장한 화담숲의 규모는 약 76만㎡이며, 4,300여 종의 식물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곤지암 화담숲은 단풍나무원, 진달래원, 수궁원, 수련원, 이끼원, 반딧불이원, 추억의 정원, 암석원 등 20여 개의 주제원(主題園)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희귀동물 중의 하나인 원앙(鴛鴦)과 남생이를 복원하기 위한 서식지도 마련되어 있다.


구본무 회장은 집무실을 벗어나 경영을 구상하고 생각을 가다듬기 위해 가장 즐겨 찾았던 곳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화담숲’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뇌수술을 받은 뒤 요양을 위해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필자는 화담숲을 고교동창생들과 함께 그리고 가족과 같이 두 번 방문한 적이 있으며, 기회가 있으면 또 방문하고 싶은 생태수목원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腦腫瘍)을 발견한 뒤 같은 해 4월과 12월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뇌종양(Encephaloma)이란 뇌조직이나 뇌를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된 종양과 머리뼈나 주변 구조물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서 뇌조직이나 뇌막으로 전이된 종양을 말한다.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나누며, 양성 종양은 성장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와의 경계가 뚜렷한 특성이 있다. 한편 뇌암(腦癌)이라 불리는 악성 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며 주변의 정상 뇌조직을 빠른 속도로 파괴한다.


뇌종양의 발생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종양을 의심하게 하는 증상에는 ㅿ두통(특히 아침에 자주 머리가 아프다), ㅿ경기(驚氣)발작, ㅿ팔다리의 점진적 운동 및 감각능력 소실, ㅿ불안감(특히 두통과 관련), ㅿ한쪽 또는 양안의 시력손실, ㅿ오심과 구토, ㅿ복시(複視), ㅿ현기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청력손실, ㅿ사고능력이나 학습능력의 저하, ㅿ성격변화 등이 있다. 


뇌종양은 종양 중에서도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세한 병력(病歷)과 철저한 신경학적 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뇌파검사(EEG),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단층촬영(CT), 양성자방출 단층촬영검사(PET), 자기뇌파영상검사(MEG), 요추천자, 생검 등을 실시한다. 


뇌MRI를 통해 진단 및 범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MRI를 통해서는 뇌종양이 어떤 종류(세포 형태)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확실한 진단과 종양의 제거를 위해 조직검사를 실시한다. 중추신경계에는 림프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전이는 드물지만, 악성 뇌종양이 척수강을 통하여 전이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척수강 전이가 의심되면 척추MRI와 척수검사를 실시한다. 


뇌종양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보존적 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으나, 악성 뇌종양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에 추가하여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 수술은 두개골(頭蓋骨)을 열어 종양을 제거하는 개두술(craniotomy)을 통한 뇌종양 제거술이 기본적 수술 방법이다. 


전이성 뇌종양과 악성 신경교종 등 악성 뇌종양은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사선 치료 범위, 조사량, 치료 기간 등은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특히 교모세포종과 같은 특수한 종양인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기간 동안 경구용 항암제를 같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항암치료의 방향은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 치료 범위에서 벗어나 환자별 맞춤 치료 양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한뇌종양학회(Korean Brain Tumor Society)는 1991년에 창립된 이후 우리나라 뇌종양학의 발전에 초석이 되고 있다. 또한 뇌종양학에 관련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다학제적 접근술을 받아들여 대한신경종양학회의 창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또한 아시아신경종양학회(ASNO) 회원 국가 간의 국제공조 강화와 더불어 대한뇌종양학회는 대한신경종양학회와 함께 2021년 세계신경종양학회(WFNO)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여 대외적 활동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40). 2018.5.2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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