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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김정은 답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천영우 객원논설위원·(사)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입력 2018-12-13 03:00수정 2018-12-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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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답방은 꽃놀이패 
비핵화 거부 ‘우리민족끼리’ 과시, 한미동맹도 무너뜨릴 수 있어
그런데도 쌍수 들고 환영한다니 북핵에 볼모 잡혀 인질범 편들 텐가
천영우 객원논설위원·(사)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북한 김정은의 답방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하고 착잡하다. 김정은이 언젠가는 답방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고 예의다. 18년간 대한민국 대통령이 셋이나 평양을 방문했는데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아직 한 번도 서울 땅을 밟지 않은 것은 비정상이고 결례다. 김정은이 오겠다면 예의를 갖추어 받아주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답방이 왠지 찜찜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답방을 추진하는 정부의 자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평화의 열쇠인 비핵화를 하루라도 앞당기는 데 있다. 그런데 김정은은 지난 8개월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매번 비핵화 약속을 되풀이했음에도 도리어 핵미사일 증강만 계속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지나간 일이라 덮어두기로 하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핵미사일 양산까지 눈감아 주면서 답방을 구걸해야 하나? 핵무기의 위세를 과시하듯 의기양양하게 서울에 입성하는 김정은의 모습에 자존심 상할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천천히 와도 좋으니 제발 핵 시설 가동만이라도 중단한 후에 와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핵 동결도, 신고도 거부하는 김정은을 대한민국을 구해줄 메시아라도 되듯 ‘쌍수 들고 환영’한다는 것은 너무 굴욕적이다. 

김정은으로서는 답방을 통해 확실히 얻을 것이 있다.

첫째, 김정은 정권의 흥망이 걸린 미국과의 담판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북한은 비핵화를 거부하고도 생존할 길을 찾는 것이 미국에 대한 최고의 레버리지다.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제재 국면을 돌파하고 미국의 적대정책에 대항하는 데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답방은 한국 내 친북·반미세력을 결집시키고 한미 공조를 와해시킬 남북 공조의 힘을 보여줄 기회다.

둘째,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보험을 드는 것이다. 미국의 대선이 가까워 오는데도 비핵화가 지지부진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의 압박과 군사적 해법으로 돌아갈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한국이 이에 가담하는 것을 거부하고 미국의 발목을 잡아주는 것이 북한으로서는 최선의 보험이다. 답방을 통해 한국 내 평화담론을 더욱 부채질하고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집착과 환상을 계속 살려 나가야 미국의 군사행동을 막아 낼 방패로서 한국을 활용하기가 용이해진다.  

셋째, 김정은의 국내 정치적 위상과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활용 가치가 있다.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답방을 강행하는 것 자체가 북한 주민들에겐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뛰어드는 최고지도자의 담력과 강단으로 보일 것이다. 친북단체들이 열광적으로 김정은을 환영하는 TV 화면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흠모하는 남한 내의 열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하고 민족 전체의 지도자로서 김정은의 자질과 위상에 대해 뿌듯한 자긍심을 느낄 수도 있다.

넷째, ‘통일대전’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다.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이 파격과 재치, 겸손 모드 연출로 거둔 최대의 성과는 포악한 독재자로서의 이미지 세탁이다. 착하고 진지한 이미지를 확산시키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이 핵 무장한 북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대북 적대정책에 집착하며 북핵을 빌미로 선제공격도 서슴지 않을 미국에서 나온다는 친북좌파의 논리가 먹혀 들어갈 공간도 넓어진다. 북한 위협론을 불식하고 미국 위협론 마케팅에 성공하면 통일의 최대 장애물로 여겨온 한미동맹의 토대는 저절로 무너지고 주한미군 철수는 친북세력들이 앞장서서 해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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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극이 장기화되면 인질이 납치범에게 감화된 나머지 범인을 체포하려는 경찰 대신 범인의 편을 드는 병리현상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한다. 핵 무장한 북한의 인질로 살아가는 데 익숙해질수록 많은 국민은 인질범의 착한 모습에 감동을 받아 인질범을 잡으려는 미국을 만류하는 심리상태에 빠진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전 세계를 누비며 인질범의 진정성을 홍보하며 관용을 호소할 만큼 이미 스톡홀름 증후군은 심각하다. 답방은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에게 답방은 거부할 수 없는 꽃놀이 패다. 김정은 답방을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답방으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고 맞자는 것이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사)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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