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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682)... 한국, 세계 첫 0명대 국가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출산율 재앙


2018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출산율 1명 미만’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合計出産率)이 0.98명으로 1970년 출생통계 작성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나라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1명도 되지 않는다.


‘출산율 0명대’는 국가 체제 붕괴 또는 급변(急變)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혼동기를 격었던 동유럽 국가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부 충격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 1명 선이 무너진 세계 유일 국가가 되었다. 싱가포르, 마카오 등이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힘든 도시(都市)국가들이다. 


국가별 출산력(出産力) 수준을 비교하는 주요 지표로 이용되는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란 출산 가능한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즉, 한 해에 출산한 가임기(可姙期, childbearing years) 여성의 연령대별 출산율을 모두 합한 수치다.


합계 출산율은 자녀 출산을 통해 새로운 사회 구성원을 충원(充員)하는 가족의 재생산 기능을 가늠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 4.53명에서 1980년 2.83명으로 그리고 1990년 1.59명, 2000년 1.47명, 2010년 1.23명, 2012년 1.3명으로 합계 출산율이 자꾸 낮아져 지난해에는 0.98명으로 ‘저출산(低出産) 쇼크’라고 할만하다. 인구 대체(代替) 출산율은 2.1명이다.


최근 10년간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다음과 같다. 2009년 합계출산율 1.149(출생아 44만4849명), 2010년 1.226(47만171), 2011년 1.244(47만1265), 2012년 1.297(48만4550), 2013년 1.187(43만6455), 2014년 1.205(43만5435), 2015년 1.239(43만8420), 2016년 1.172(40만6243), 2017년 1.052(35만7771), 그리고 2018년 0.977(32만6900명)을 기록했다.


주요국 2018년 합계 출산율은 프랑스 1.9명, 미국・영국・중국 1.8명, 캐나다 1.5명, 일본 1.4명, 대만 1.2명 등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8명이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라는 것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붕괴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젊은이 사이에 결혼과 출산을 ‘행복’이 아닌 ‘고통’으로 여기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17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2016년이후 3년 연속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엔 대전(-11.3%)과 울산(-10.2%)이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또한 합계출산율이 1.0을 밑도는 지역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즉, 2016년에는 서울만 0.94명이었으나, 2017년에는 서울(0.84)과 부산(0.98) 등 2개 도시로 늘었으며, 2018년엔 서울(0.76)과 부산(0.90)을 비롯해 대전(0.95), 광주(0.97), 대구(0.99) 등 5개 도시로 늘었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추락한 원인은 복합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주 출산 연령인 30-34세 여성 인구가 2018년 156만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5% 감소했다. 또한 결혼 건수도 매년 감소하여 2018년 결혼 건수는 25만7700건으로 전년에 비해 2.6% 줄었다. 결혼시기도 꾸준히 늦어져 2018년 20대 후반의 1000명당 혼일율은 남자 31.5건, 여자 57.1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2건과 3.5건씩 감소했다.


20대 후반 출산율이 30대 후반 출산율보다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출산 연령이 32.8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이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결혼을 미루는 풍조로 만혼(晩婚)이 일반화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결혼을 해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 자연감소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08년에는 출생아(出生兒)가 사망자(死亡者)보다 60만명이 많았으나, 2010년 21만4700명, 2017년 7만2200명, 2018년에는 2만7900명으로 매년 출생아와 사망자의 간격이 급속히 줄고 있다. 이미 사망자가 출생아를 추월한 지역은 전남, 전북, 강원, 경북, 부산, 경남, 충북, 충남 등이다.


국내 사망자는 1970년 이후 줄곧 20만명대를 유지해 왔으나 2018년 사망자가 29만8900명을 기록하여 2017년 28만5534명보다 4.7% 증가했다. 2018년 사망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高齡者)가 차지하는 비율이 70.1%로 2017년 69.3%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특히 사망자 중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년에 비해 1만명 증가하여 사망자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사망자는 전년에 비해 1700명 증가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80세 이상 고령 인구가 최근 연평균 10만명씩 늘고 있어 고령 사망자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사망자가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부터 사망자가 매년 1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2019년 31만명, 2025년 37만3000명, 2030년에는 42만3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출산율 감소가 우리나라 경제 및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고령화에 따른 복지 부담은 증가하여 경제성장과 내수 및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하여 잠재성장률(潛在成長率)이 2000-2015년 연평균 3.9%에서 2016-2025년에는 1.9%, 2016-2035년에는 0.4%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2017년 6월 ‘저출산(低出産) 쇼크’는 대한민국 명운(命運)을 좌우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제라며 저출산 대책을 국정 우선 과제로 올려놨다. 2017년에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 육아휴직 지원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출산 및 양육정책을 실시하였으나 합계출산율은 1.05명에 불과했다. 이에 ‘특단의 대책’으로 아동수당 도입, 독감 무료접종 대상 확대 등 저출산 명목으로 예산을 쏟아부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난 2년간 약 58조원을 투입했으나 결과는 합계 출산율 0.98명 ‘출산율 쇼크’였다. 2018년 작년 한 해 저출산관련 예산은 30조원을 넘겨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32만6900명)으로 나누면 아이 한 명당 약 1억원(936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이에 저출산 예산의 정치성이 떨어지고 선심성 예산을 남발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출산 현상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단기처방식으로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여 단순히 지원금 방식으로 접근하면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출산율을 늘리려면 교육・일자리・주거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즉, 청년층 일자리 문제, 자녀 양육과 교육 문제 등 사회 시스템을 개혁적으로 바꿔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삶의 질 개선과 성차별 해소 등과 같은 포괄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프랑스는 여성 고용률이 60%를 넘어가면서 합계출산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 GGI)와 합계출산율도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인구 대체 출산율인 2.1에 가까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은 성(性)격차지수가 20위권 안에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순위가 100위권 밖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의 성격차지수는 115위이다.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는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에 ‘출산통합지원센터’를 지난 2월 20일에 개소했다. 이 센터는 2016년 12월 행정안전부의 ‘뉴-베이비붐 선도지자체’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0월 건물 완공과 함께 4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친 후 개소했다. 센터는 부지 1322㎡(400평)에 연면적 740㎡(223평) 규모의 2층 건물로 지어졌다.


출산통합지원센터는 프로그램실, 아기놀이방, 장난감 대여소, 엄마 쉼터 등의 시설을 활용해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와 체험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임신・출산・보육 등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출산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한 일자리・주거환경・복지・문화 기반을 두루 갖춘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한 성공 모델을 추진한다. 


우리는 저출산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저출산에 따른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올바른 인식과 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사회・경제적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682). 2019.3.1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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