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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맡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에 삶의 기준에 대해서 언급한 내용이 나온다. 

세상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다.  옳고 그름(是非)을 따지는 기준이 그 하나요, 이롭고 해로움(利害)을 따지는 기준이 다른 하나다.  이 두 가지 기준에서 네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 첫 번째 등급이고, 옳은 것을 지키면서 해로움을 입는 것이 두 번째 등급이다.  그른 것을 좇아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 세 번째 등급이며, 그른 것을 좇고도 해로움을 당하는 것이 마지막 등급이다.”

 

구정을 며칠 앞두고 한 해의 긴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그간 잊고 살았던 삶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면서 순간순간 선택을 강요당하는 크고 작은 삶의 문제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취사선택 되고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반면 우리가 내린 주관적인 판단에 대한 진리의 객관적인 평가는 시차를 두고 한참 후에 일어난다. 따라서 상황이 전개될 당시에는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로움을 얻는 것이라고 확신하며 내린 판단이 종국에는 옳은 것을 지켰지만 해로움을 입는악수로 반전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른 것을 좇아서 이로움을 얻는 것을 목표로 내린 판단이 그른 것을 좇고도 해로움을 당하는 것즉 마지막 등급으로 추락 할 수 도 있다.

 

아무리 학교 공부를 많이 하여 지식이 풍부한 사람도 지혜가 부족하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문맹 인은 글을 읽지 못해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지혜를 터득하려고 노력 하지 않아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현대판 문맹에서 탈출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비록 신이 당신 날개 밑에 바람이라고 하더라도 당신은 수없이 많이 날개를 퍼덕거려야 할 것이다. (Even though God is the wind beneath your wings, you still have to do a lot of flapping.)”라는 말에서 생명의 본질을 간파 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무위도식은 신이 바라는 유기체의 올바른 존재방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경자년 새해에는 앉아서 요행을 기다리기보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지혜의 언덕에 오르는 위대한 여정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되였으면 한다.

 

Longman Dictionary of American English에 의하면 지혜(Wisdom)란 좋은 판단과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Good judgement and the ability to make wise decisions)” 이라고 정의 되여 있다. 

 

지혜의 언덕에 오르기 위해 극복해야 할 세가지 장애물이 있다:

첫째  탐욕

둘째  요령주의

셋째  게으름과 나태

 

이태리중부 토스카나 지역에 있는 시에나 대성당(Siena Duomo) 바닥에 지혜의 언덕을 그린 대리석 모자이크 화가 있다.  모자이크화 중앙에 열명의 현자들이 가파른 지혜의 언덕을 향해 힘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바닥에는 거친 돌과 잡초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현자들이 유혹을 피해가야 할 세가지 상징적인 동물들이 잡초와 돌덩어리 사이에서 무질서하게 기어 다녀 지혜의 언덕으로 향하는 현자들의 여로에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존재함을 상징하고 있다.  세가지 상징적인 동물이란 탐욕을 상징하는 뱀, 간사한 속임수와 요령주의에 능한 족제비, 게으름과 나태의 상징인 거북 이다.

 

지혜의 언덕을 묘사한 우의화(寓意畵) 상단에는 지혜의 여신이 정좌 해 있고 그 뒤 벽면 중앙에 여신의 말이 대리석 석판에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비록 그것이 힘들더라도, 만약 당신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거칠고 험한 언덕을 정복한다면, 영혼의 평화를 얻은 상징으로 이 종려나무 가지를 당신에게 주리라.”

 

지혜의 언덕은 1504년에 화가 핀투리키오(Pinturicchio, 1454-1513)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파울로 마누치(Paolo Mannucci)가 대리석 모자이크로 제작한 우의화이다.

 

일 년이라는 세월은 긴 시간이다.  우리가 통제 할 수 없는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이전투구(泥田鬪狗)에 말려들어 이성을 잃을 경우 지혜의 언덕을 향한 우리들의 초심이 무뎌질 수 도 있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여 마음을 빈 배로 만들거나 혹은 쓰레기차와 충돌을 피하며 본질적인 삶에 충실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축복받은 삶의 태도가 아니겠는가?

 

마음을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배로 강을 건널 때 (한쪽이)빈 배인데 자기 배와 부딪혔다면 아무리 성급한 사람이라도 화를 내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그 배에 한 사람이라도 누가 타고 있다면 소리쳐 그 배를 피하거나 물러가라고 할 겁니다.  한번 소리쳐 듣지 못해서 다시 소리쳐도 듣지 못해 결국 세번째 소리치게 되면 반드시 욕설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아까는 화를 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화를 내는 것은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사람도 스스로를 텅 비게 하고 세상을 산다면 그 무엇이 그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습니까?-  장자 외편 산목(山木) 편 중에서.

쓰레기 차의 법칙:  오늘날 세상 다수의 사람들은 쓰레기 차와 같다.  그들은 실망, 분노, 좌절, 등의 쓰레기를 싣고 돌아 다닌다.  쓰레기가 쌓이면서 사람들은 버릴 곳을 찾는다.  (그들에게)빌미를 제공하면 당신에게 쓰레기를 투기 할 태세이다.  당신에게 쓰레기를 투기할 기미가 보이면 절대 그 쓰레기를 개인적으로 받아 들이지 마라. (그를 향해)  미소 짓고, 손을 흔들어 행운을 빌고, (신속하게)자리를 떠라.  내 말을 믿어라(그렇게 하면) 당신은 훨씬 더 행복해 질 것이다. The Law of the Garbage Truck 중에서

 

마음을 빈 배처럼 비우고, 때로는 쓰레기 차와 충돌을 피하며 세상 속에 살면서 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보전 하도록 노력 하자.   내가 먼저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대방에게 전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도해보자.  긍정 에너지의 선 순환 과정에서 세상정화에 이바지하며 지혜의 언덕을 향하여 쉬지 않고 달려가보자.  지혜의 여신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기다리는 그곳으로.

 

금주 말에 다가올 경자년 원단(元旦) 앞두고 구상 시인의 시  기도홀로와 더불어를 봉헌하며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합니다.

 

기도

저들은 저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들도 이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 눈먼 싸움에서

우리를 건져 주소서.

 

두 이레 강아지만큼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홀로와 더불어

 

나는 홀로다.

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

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

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

 

나는 더불어다.

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있고

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있고

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

 

이렇듯 나는 홀로서

또한 더불어서 산다.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

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구상(1919-2004), 시인

1941년 일본와세다대학 전문부 종교과 졸업

1946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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