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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733)... 한국인 혐오(Korean Phobia)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코로나 바이러스 vs 혐오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사태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즉,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이 사태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중국인 입국 통제를 촉구했지만 정부당국의 정치적 판단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켰다. 전 세계는 외교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역(防疫)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 우한(武漢, Wuhan)에서 코로나감염병 사태가 발생하자 일찍 중국 경유자 입국을 차단한 나라들은 ‘방역 모범국’이 됐다. 베트남은 지난 2월 1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사람은 물론 물자까지 끊은 결과 감염자가 16명에 그치자 외국 바이어들이 중국을 대신해 베트남으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대만도 2월 7일부터 중국인 유입을 전부 차단한 결과 현재 감염자는 42명이다.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2002년 11월 중국 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이 시작되어 2003년 4월 홍콩에서 사스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당시 노무현정부는 관련부처를 총동원하여 대처한 결과 확진 환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칭호를 받았다.


한편 문재인정부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애 대한 방역대책을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우리나라가 중국 다음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코로나19 환자가 3월 3일에는 하루 516명이 증가하여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 5,328명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인을 경계하고 차별하는 ‘한국인 포비아(phobiaㆍ공포증)’ 현상이 확산되고 있으며, 해외 교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월 4일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92개국으로 집계되어 UN 회원국(193개국) 기준 47%에 달한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일본, 몽골 등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싱가포르는 입국 금지 대상을 대구와 청도에서 한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는 심지어 “한국에서 귀국한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에게 “한국ㆍ일본에서 몰래 돌아온 사람이 있으면 즉각 신고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발견 즉시 격리 시설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격리하는 중국 도시와 공항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중국 공산당 선전 매체는 한국인 격리와 관련하여 “외교보다 더 중요한 방역 문제”라며 해외 입국자를 방치해 역병(疫病)이 재발하면 중국 인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은 국민 안전보다 정치를 우선했다. 즉 한국은 시진핑(習近平, 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위해, 일본은 올림픽을 위해 초기에 중국 감염원(感染源)을 철저히 차단하지 않았다.


요즘 ‘감염 주도 방역’이란 말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coronovirus)를 창궐시켜 한국을 중국보다 더 위험한 나라로 만들면, 중국인들이 알아서 떠나게 하는 것이 외교 마찰 따위는 없는 감염 주도 방역이다. 최근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지 않고 중국 유학생들도 ‘알아서’ 중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한류(韓流) 열풍이 불었던 베트남에서도 한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 관광지 기념품숍에서도 한국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의 한 소셜미디어에는 한국(South Korea)과 우한 코로나를 합친 ‘사우스 코로나(South Korona)’라는 문구도 올라와 있다. 베트남은 입국 심사에서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확인해 2-3번째 숫자가 대구ㆍ경북 출신을 뜻하는 67-81이면 입국을 불허했다. 대구와 경북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출생 등록지가 대구ㆍ경북이면 입국을 막았다.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인을 혐오하고 적대시(敵對視)하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한국 여행 주의보를 내리고 있으며,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한국행 항공 노선도 잇달아 축소 또는 중단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혐오(嫌惡)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우한 폐렴)이 중국 우한에서 나타났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무관심했고, 일부는 ‘박쥐를 먹는 식습관을 갖고 있다 해도 그들을 혐오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거브러예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낙인(stigma)찍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하다”하며 “우리는 천사는 아니지만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28일 오후 ‘일선 검찰청에 특정 종교 단체(신천지)의 압수수색을 지시했다’로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방역 당국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지금 신천지 교회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역효과라는 의견을 제시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유보했다.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의 원흉(元兇)’ 이라는 여론몰이에 법무부가 가세하면서 방역 당국과는 엇박자를 냈다.


전문가들도 지금 강제 수사가 동원되면 신천지 교회 신도들이 숨어 들어가 방역에 오히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신천지 교회 신도들을 게토(유대인 거주지)의 유대인처럼 취급하면 지하로 숨어버릴 우려가 있다. 게토(ghetto)란 중세 이후의 유럽 각 지역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유대인 거주지역을 말하며, 1870년 로마를 마지막으로 폐지되었다. 그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부활시켜 악명을 떨쳤다.


미국 경제매체 블름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 86개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83조1576억달러로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되기 전 1월 20일(89조1564억달러)보다 5조9988억달러가 줄었다. 즉, 코로나 감염병의 급격한 확산으로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세계 증시에서 한 달 남짓 만에 약 7300조원(2018년 한국 GDP 1900조원의 4배에 해당)이 증발했다.


미국 예일대 스티븐 로치 교수 등 경제 석학 4명이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한 결과에 따르면, 골골하던 세계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가 덮쳤으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COVID-19)가 70여개국으로 퍼져서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가능성을 지적하며 글로벌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즉 미국 주가는 30% 더 폭락하고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pandemic)이란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태를 말하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된다. 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1단계에서 6단계까지 나누는데 최고 등급인 6단계를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이라 한다.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이란 뜻으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팬데믹은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黑死病), 20세기에는 1918년 스페인독감(사망자 2,500만-5,000만명 추정), 1957년 아시아독감(사망자 약 100만명), 1968년 홍콩독감(사망자 약 80만명), 2009년 신종플루(인플루엔자) 등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 번진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두가 우울한 상황에서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하여 의료인들이 자기 사업을 포기하면서 자원봉사에 나서면서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난(災難)은 우리에게 불행만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共同體) 의식을 발현시키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다. 종식 이후 코로나 사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복기(復棋)하여 ‘코로나 백서(白書)’에 상세하고 세밀하게 기록해야한다. 백서에는 방역 및 의료체계에 대한 개선방안도 제시하여,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혼란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란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마지드 마지디(Majid Majidiㆍ 61)는 최근 중국 국영 국제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중국인의 이야기로 영화를 기꺼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733) 20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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