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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739)... 마스크 외교전(外交戰)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마스크 대란(大亂)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마스크(face-mask)가 고도의 전략물자(戰略物資)가 되어 세계 곳곳에서 ‘마스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한 것은 첫 신천지 환자(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부터다. 즉, 중국의 우한폐렴(武漢肺炎)이 국내로 전파되었다는 보도를 보고 마스크를 사려고 몰렸다. 이후 감염자가 급속히 늘면서 새벽시간부터 마트 앞에 수백 미터의 줄이 이어졌다.


마스크 문제는 공급과 수요의 양면을 살펴서 핵심 문제부터 짚어야 했다. 1일 최대 생산량이 1200만장이라면 5178만 인구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급에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생산시설 증설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만(인구 2381만명)은 정부가 마스크 제조기 90대를 구입하여 민간기업에 기부하여 1일 1,400만장을 생산하여 마스크 문제를 해결했다.


마스크 대란에 관한 ‘희망고문’이 대통령, 총리, 여당대표 등의 발언으로 40일간 계속되었으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했다. 마스크 공급 물량이 부족하여 지난 3월 9일부터 마스크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공적 마스크 5부제’를 통해 일주일에 2매(1매 1,500원)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필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9’여서 매주 목요일에 아내(끝자리가 ‘4’)와 함께 동네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마스크(The Mask)란 제목의 코미디 영화가 지난 1994년 미국의 척 러셀(Chuck Russell) 감독, 짐 캐리(Jim Carrey) 주연으로 개봉되었다. 줄거리는 평범한 은행원 스탠리가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고대 시대의 유물인 마스크를 발견한다. 스탠리가 마스크를 쓰면 초인적인 힘을 가진 불사신(不死身)이 되며, 여러 가지 소동이 일어나 경찰이 스탠리를 뒤쫓는다.


마스크는 얼굴에 뒤집어써서 원래 얼굴을 가리는 도구이며, 흔히 ‘가면’, ‘탈’로 번역된다. 가면을 쓴 사람들끼리 연기도 하고 춤도 추는 유희(遊戱)을 ‘masque’라고 하는 데 ‘mask’와 발음이 같다. 우리나라에도 봉산탈춤, 산대놀이탈춤, 오광대 탈춤, 사자탈춤 등 가면(假面)민속무용인 ‘탈춤’이 있다. 처음에는 궁중 행사에서 광대(廣大)들이 공연하는 정도였으나 조선 후기에는 민중문화(民衆文化)로 발전했다.


마스크 종류에는 산업용 방진(防塵)마스크, 방역용 보건(保健)마스크, 방한용 보온(保溫)마스크, 투명한 플라스틱 조리(調理)용 마스크, 활성탄 필터 등을 붙인 화재(火災)용 마스크 등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비말(飛沫)감염이므로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바이러스가 배출되어 다른 사람의 눈, 코, 입 등의 점막을 통해 옮겨간다. 마스크는 KF94-KF80-덴탈마스크-면마스크 순으로 바이러스 예방효과가 좋다. KF(Korea Filter)94는 0.4㎛(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입자를 94%이상 차단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인이 마스크를 착용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다는 증거가 없다며 올바른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집중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4월 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WHO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며 “마스크는 다른 보호 조치와 결합할 때 전염 방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양 국가들은 당초 의료진을 제외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했으며, 특히 북미에서는 마스크가 동양인이나 쓰는 보호 장비라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퍼지면서 마스크에 거부감을 가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쉽사리 진압되지 않고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두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마스크 해적(海賊)’ ‘마스크 외교(外交)’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구입하려던 중국산 마스크 수백만 장이 상하이 공항에서 미국 업자들에게 ‘납치당했다’고 한다. 즉 미국 정부와 관련된 업자들이 프랑스가 낸 돈의 3배를 주고 공항 계류장에서 마스크를 빼내 바로 미국으로 실어 날랐다는 것이다.


독일 정부가 해외에서 구입한 마스크 600만장이 케나 공항에서 사라지기도 했으며, 베를린시가 미국 회사에 주문한 마스크 20만장이 태국에서 압류된 뒤 미국으로 보내지기도 했다. 이에 베를린시 당국은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을 ‘현대판 해적’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핀란드(Finland)는 마스크를 못 구해 쩔쩔매는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개인 보호 장비나 의료용 물품 공급에서 혼란을 겪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사회보건부는 “의료 및 봉사 인력용 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와 의료기기가 충분하며, 국가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고 지난 3월 말에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핀란드를 북유럽의 프레퍼족(Prepper族ㆍ재난에 대비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물자, 석유, 곡물, 농업 도구, 탄약을 만드는 원료 등을 대규모로 비축해왔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자 마스크 등 비축해뒀던 긴급 의료물자를 전국 병원에 보급했다.


핀란드가 ‘재난준비의 민족’이 된 데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즉,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39년 11월에 소련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치렀다. 소련에 합병되지는 않았지만 영토 10%를 빼앗기며 비참한 시기를 보냈다. 이 때 교훈으로 중대 재난이나 3차 세계대전을 대비해 주요 물자를 꾸준히 비축했다.


핀란드 인구 554만명 중 코로나 확진자는 4월 6일 현재 1927명에, 사망자는 28명이다. 이웃나라 스웨덴(Sweden)은 인구 1009만명 중 720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477명이 사망했다. 인구가 비슷한 노르웨이(Norway)는 확진자 5755명/사망자 115명, 덴마크(Denmark)는 확진자 4681명/사망자 187명 등 다른 노르딕(Nordic) 국가들과 비교해도 선전(善戰)하고 있다.


대만(臺灣ㆍTaiwan) 정부는 마스크를 이용한 외교전(外交戰)에 나섰다. 즉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 4월 1일 유럽연합(EU) 등 코로나 주요 피해국에 마스크 1000만장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700만장은 유럽 내에서 코로나 피해가 큰 11국에 보내기로 했다. 이는 중국이 EU에 지원을 약속한 마스크 수량(220만장)의 3배 수준이다.


대만의 마스크 외교에는 WHO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WHO 회원국이 아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창이던 2009년 WHO 옵서버(observer) 자격을 얻었지만, 반중(反中)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하면서 2016년 옵서버 자격을 상실했다. 대만은 미국, 일본 등의 지원을 받아 옵서버 자격을 다시 얻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우리나라도 마스크 핵심 재료인 부직포(不織布) 필터(filter) 93톤을 해외에서 들여오면서 정부가 나서면 자칫 해당 국가의 마스크 이기주의를 건드릴 수도 있고 구매와 통관 절차가 복잡해지므로 삼성그룹의 힘을 빌렸다. 즉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해외 부직포 업체를 물색하고 삼성이 대신 구매계약을 맺어 수입했다. 이 재료로 마스크 약 9천만장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여성들의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하면서 메이크업(makeup) 연출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으니 화장할 필요가 없을 것 같으나 민낯(생얼)으로 다니자니 불안하기 때문이다. 해법은 얼굴은 BB크림까지만 바른 뒤 ‘눈 화장’만 하는 식으로 눈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으로 각종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최근 3D(3차원, 입체)  프린팅 기술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공급 부족에 빠진 의료용품 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알르라임은 3D 프린터(printer)를 이용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개당 2-3달러에 제작하고 있다. 체코의 3D 프린팅 업체 프루사는 환자의 체액에서 의료진을 보호하는 얼굴 가리개를 1달러 미만 비용으로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 이신노바 회사는 인공호흡기 밸브를 생산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의 올바른 착용방법은 (1)코와 입 가리기(코와 입, 턱 부분을 모두 덮도록 얼굴에 맞춘다), (2)위ㆍ아래 끈 고정(한손으로 마스크를 잡고, 윗 끈은 뒷머리에 그리고 아래끈은 목 부분에 고정한다), (3)코 부분 밀착(양 손가락으로 코 부분을 밀착시킨다), (4)공기누설 확인(‘후’불어 공기 누설 여부를 확인한다). 특별히 주의할 것은 마스크 겉면은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으므로 손으로 만지면 안 되며, 벗을 때는 끈을 잡고 벗은 후 손을 씻도록 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739) 20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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