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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821)... 세계 식량의 날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먹거리 그리고 음식물쓰레기

 

 

10월 1일은 국제채식인연맹(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이 정한 ‘세계 채식인의 날(World Vegetarian Day)’이며, 10월 16일은 유엔(United Nations)이 정한 ‘세계 식량의 날(World Food Day)’이다. 두 날 모두 우리가 매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섭취하는 식품과 관련된 날이다.

 

 

국제채식인연맹은 ▲생명존중 ▲환경보호 ▲건강증진 ▲기아(飢餓, hunger)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매년 10월 1일 하루만이라도 인류가 모두 함께 채식(菜食)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세계가 식량위기 공포감으로 가득했을 때 유엔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이 노벨위원회로부터 제120회 노벨 평화상(Nobel Peace Prize) 수상자로 호명돼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채식인/채식주의자(vegetarian)는 크게 베지테리언과 세미 베지테리언(semi-vegetarian)으로 나눌 수 있다. 베지테리언 종류에는 비건(Vegan), 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 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 등이 있다. 한편 세미 베지테리언에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 폴로 베지테리언(Polo Vegetarian),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등이 있다.

 

 

‘비건’은 가장 적극적인 의미의 채식주의자이다. 육류, 해산물(생선, 새우, 조개, 오징어 등)과 함께 동물의 우유 및 유제품(치즈, 요구르트, 버터, 크림 등), 알류(달걀, 오리알, 생선알 등) 등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 ‘락토 베지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은 섭취하며, ‘오보 베지테리언’은 동물의 알은 먹는다.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과 동물의 알은 먹는다.

 

 

세미 베지테리언에 속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 동물의 알, 해물은 섭취하며, ‘폴로 베지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 동물의 알, 해물, 가금류(닭고기, 오리고기, 칠면조 등)는 섭취한다. ‘플렉시 베지테리언’은 평소 채식(菜食)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육식(肉食)도 한다.

 

 

프루테리언(fruitarian, 열매주의자)이란 식물 중 과일 등 자연이 스스로 주는 것만 먹는 경우를 말한다. 과일과 견과류의 열매와 씨앗 등 식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부분만 먹으며, 다 익어 땅에 떨어진 열매만 먹는 경우도 있다. 프리건(freegan)은 ‘free’와 ‘vegan’의 합성어이며, 물질주의, 세계화, 대기업 등에 반대한다. 의식주에 대한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을 통해 생활한다.

 

 

채식하는 삶을 권하는 이유로 건강, 동물권, 지구환경 등을 언급한다. 즉 인류 역사를 통틀어 균형잡힌 채식의 실천으로 심신이 건강해지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인류가 먹는 대부분의 고기는 참혹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된 동물이며, 인위적인 지구온난화 유발요인 중 육식(육류, 생선)의 비중이 51%나 된다고 주장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채식의 종류와 제한식품의 수준에 따라 영양 결핍(營養缺乏)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채식에 따른 음식 섭취 제한 정도가 클수록 영양소 부족의 우려도 커진다. 이에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면 부족하기 쉬운 미량 영양소(비타민D, 비타민B12, 오메가3 지방산, 칼슘, 철분, 아연 등)를 잘 챙겨야 한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에 걸리더라도 면역력(免疫力)이 좋으면 가볍게 앓고 넘어간다. 면역력에는 영양, 정신, 호르몬 등 다양한 요소가 관여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면역력 강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약이나 영양제는 없다. 면역력은 한 가지 영양소에서 얻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식품을 조합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때 얻을 수 있다.

 

 

평소에 만성 염증(炎症)을 줄이는 식사를 해야 면역력이 좋아진다. 같은 음식 재료라도 튀김이나 구이보다는 삶거나 볶는 게 염증을 덜 유발하고 영양소 파괴도 줄인다. 또한 음식 재료를 가능한 한 껍질째 쓰고, 적은 물로 낮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에, 그리고 조미료 대신 천연 재료로 요리할수록 면역밥상이 된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기 같은, 고기가 아닌 대체육(代替肉)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콩고기, 언리미트(Unlimited+Meat의 합성어), 배양육 등 대체육과 관련된 용어를 자주 접한다. 대체육이란 동물성 단백질인 육류(肉類)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맛과 모양을 갖춘 식품으로 식물을 기반으로 하여 만든 단백질 식품을 말한다.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거나,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소 돼지 닭과 같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키우는 기술은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가축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의 시장 규모를 2023년에 약 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중국인들 중에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대체식품과 대체육에 대한 선호도가 커져가고 있고,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의 사람들에게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 동원F&B,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의 업체들이 대체육 시장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유니콘 기업(Unicom)으로 성장한 비욘드 미트(Beyond Meat: BYND)는 기후 기술과 이에 대한 사회적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비욘드 미트의 생산 방식은 미국산 소고기 패티(patty) 생산 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90%, 에너지 소비량이 46%나 적으며, 물과 토지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이에 맥도날드, 피자헛, KFC 등은 비욘드 미트와 협업에 나섰다.

 

 

최근에 국내 식품회사들이 대체육 업체를 인수하거나 협업하는 형태로 회교도(回敎徒) 이슬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식품 회사들이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K할랄(Halal)’ 푸드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을 뜻하며,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h)에 부합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율법에 어긋나지 않고 무슬림에게 허용된 식품을 할랄식품이라 한다. 이슬람의 음식 문화는 허용된 것인 ‘할랄(Halal)’과 금지된 것인 ‘하람(Haram)’을 규정하고 있다.

 

 

할랄 식품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Koran)에서 언급한 내용, 법학파의 율법 해석 등에 따라 규정되어 왔다. 우리나라 식품업계는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에 치중됐던 K할랄 식품의 영역은 최근 베이커리, 커피, 분유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인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을 활용한 할랄 김치찌개와 부대찌개 개발에 착수했다. 매콤한 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을 앞두고 판로 개척이 시급한 국내 유통 업체로선 출산율이 3.1명인 이슬람교도들의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UN 산하기구인 유엔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WFP)은 올해 ‘세계식량의 날’을 맞이해 음식물 낭비를 막기 위한 해시태그(hash tag) 캠페인(#Stop the Waste)을 10월 한 달 간 진행했다.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고, 낭비 없는 식생활 실천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WFP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식량 40억톤 중 3분의 1은 손실되거나 낭비되는 실정이다. 경제적 손실로 따지면 연간 1조 달러(한화 약 1170조 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1만5900톤(2017년 기준)의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며, 음식 낭비로 연간 2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국제적 지구환경정책 연구기관인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WRI)의 최근 조사에서는 식량 손실과 폐기물 비율을 현재보다 반으로 줄일 경우, 기아(飢餓) 퇴치와 기후변화에 관한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의 달성, 그리고 오는 2050년까지 지속적인 식량 공급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식량원조협약(FAC, Food Assistance Convention)에 가입한 이후 매년 쌀 5만톤을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세계 식량위기국가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예멘,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4곳에 식량을 보냈지만 올해는 시리아와 라오스가 추가돼 6곳으로 늘었다. 올해 기준 예멘에 1만8000톤 지원을 비롯해, 케나(9500톤), 에티오피아(1만3680톤), 우간다(4500톤), 시리아(3000톤), 라오스(1320톤) 등에 지원한다.

 

 

쌀 5만톤은 이들 국가의 난민, 이주민 등 300만명을 먹일 수 있는 양이다. 우리나라 쌀은 품질이 좋아 현지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한국의 위상도 크게 올라 지난해 말 기준 WFP 내 세계 11위 공여국(供與國)이 됐다. 상위 5개국은 미국, 독일, 영국, 유럽연합, 캐나다 등 전통적인 선진국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4년까지만 해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세계식량계획(WFP)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았으나, 50여년이 흐른 지금 세계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즉 식량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식량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식량 현물 원조 외에 개발도상국의 근본적인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관개시설 구축, 가축질병 진단기술 전수, 스마트팜 지원 등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원조한 쌀로 생명을 구하고(Saving Life), 한국 농업기술로 미래도 바꾸는(Changing Life)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유엔(UN)의 기아종식(Zero Hunger) 목표달성을 위해 개도국에 대한 식량 원조와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한편 윤선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에 의하면, 올 3월에 평양에 있는 국제기구 중 마지막으로 WFP 북한사무소장이 출국했다. 현지 직원이 일부 있지만 이동 제한이 심해 농업현장을 둘러보기 힘든 상황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6월 올해 북한 식량부족분을 86만톤으로 전망했다. WFP 자체 프로그램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수혜자 가운데 충분히 식량 섭취를 하는 비율이 떨어지고 식단의 다양성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WFP 북한사무소는 코로나 방역조치가 완화 되는대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의 식량문제들은 여러 곳에 분산돼 있으므로 인류 전체가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음식물 낭비를 막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 음식물 쓰레기의 약 70%가 가정과 음식점에서 배출되며, 국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20% 줄이면 연간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1600억원이 절약되며, 5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이 생긴다.

 

 

음식물쓰레기를 30%만 줄여도 가구당 15만원의 식재료비를 아낄 수 있으며, 적당량의 식사로 비만(肥滿)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어 음식물쓰레기는 줄이면 줄일수록 좋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821)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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