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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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만난 박명윤 씨. 환갑, 칠순에 이어 올해 80세 생일에도 1000만원을 기부한 그는 20년간 여러 기관에 3억원가량을 기부했다. 김민지 기자/jakmeen@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기부는 쓰고 남는 돈을 하는게 아니에요. 기부할 돈을 미리 떼어놓고 절약하면서 생활하는게 기부죠”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명윤(80) 씨에게는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환갑, 칠순 등 인생의 주요 기점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1000만원을 기부한 박 씨는 올해도 80세 생일을 맞아 사무실을 찾았다. 박 씨가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유니세프 등 여러 기관에 기부한 금액은 3억원에 이른다. 박 씨는 현재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다. 기부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별 거 없어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면 된 것”이라며 “90세 때도 살아있다면 당연히 또 기부해야죠”라고 말했다.
박 씨는 1965년부터 1989년까지 25년 동안 유니세프 한국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유엔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가 되기까지의 한국의 발전사를 그는 오롯이 목격한 셈이다. 사무소에서 보건과 영양 사업을 담당했다는 박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땐 아동이나 청소년 인권이란 개념도 없었어요. 당장 먹고 사는게 문제였죠. 불과 50년 만에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정말 빨리 변했네요”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박 씨는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상임고문과 한국청소년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씨가 1000만원이 넘는 고액 기부를 시작한 건 20년 전부터다. 1995년 정년퇴임을 5년 앞뒀던 그는 기부를 목적으로 월급에서 200만원씩 떼서 적금에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1억은 서울대 연구비 장학기금과 유니세프 등에 기부됐다. 박 씨는 “20년 동안 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120명에 달한다”며 “그 중 한 명이 현재 서울대 교수가 됐다. 그런 모습에 흐뭇함과 보람을 느끼다보니 지금까지 기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시작으로 박 씨는 심장병 어린이 수술지원을 위한 연세대 의료기금, 명지대 ‘청소년지도장학회’ 등에 주기적으로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한 후부터는 월 100만원씩 모아 기부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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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80세 생일을 맞아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찾은 박명윤 씨. 박 씨는 환갑, 칠순에 이어 이날도 1000만원을 기부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
박 씨는 기부란 돈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기부는 쓸 돈 다 쓰고 남는 것을 하는 게 아니에요. 기부할 돈을 미리 떼놓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것이 기부지. 그런 기부문화가 한국에도 확산됐으면 좋겠어요.” 기부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가장 먼저 “죽을 때 돈 가져 가나요”라고 되물었다. 박 씨는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다”며 “사람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지상정인데 돈은 먹고 살만큼만 있으면 되죠.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행복함을 느끼는게 기부의 진수에요, 진수”라고 말했다.
박 씨는 현재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방사선치료에 들어간다. 죽음에 대해 늘 대비해왔다는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죽을 때까지 기부하는 것”이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내년에 ‘밥퍼나눔운동본부’에 1000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고, 어린이 심장병 수술지원 의료기금에도 5000만원을 더 기부하려고 해요. 제가 만약 90세 때도 살아있다면 또 유니세프에 기부하러 와야죠.”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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