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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화, 고려 건국 1100주년

MichaelM.Park 2018.12.13 23:07 조회 수 : 13

12월 13일 목요일, 아침에 눈이 내려 국립중앙박물관 후원에 있는 나무들도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했다. 오늘은 지난 3월에 개강한 박물관 연구강좌 ‘동양문화’를 16주 32시간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오늘 강의는 순천향대학교 홍승직 교수(중어중문학과)가 <이탁오의 생애: 시대의 이단아인가 선각자인가>를 주제로 10시부터 2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탁오(卓吾) 이지(李贄: 1527-1602)는 26세 때 거인(擧人)에 합격하여, 중국 하남, 남경, 북경 등지에서 관료 생활을 했으며, 56세 때 운남 요안 지부(知府, 우리나라 도지사)로 관직 생활을 마감했다. 62세 때 삭발하고 이단임을 자처하며 불교에 심취하였으며, 유가의 전제에 반대했다. 76세 때 탄핵을 받고 혹세무민(惑世誣民)이란 죄목으로 투옥되어 옥중에서 자살했다. 대표적 저술로 분서(焚書), 장서(藏書) 등을 남겼다.


동심설(童心說): 동심은 마음의 처음이며 참된 마음(眞心)이므로 동심을 잃으면 참된 마음을 잃는 것이다. 참된 마음을 잃으면 참된 사람(眞人)을 잃는 것이다. 인간은 자라면서 도리(道理)라는 것을 듣고 보는 것을 통해 들어오고, 그것이 마음의 주인이 됨으로써 동심을 잃게 된다. 이탁오는 ‘동심’이란 말의 정의가 약간은 막연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친숙한 철학적 용어인 ‘진심’이란 말로 설명한 것이다.


성인의 가르침에 대해(聖敎小引): 나는 어릴 때부터 ‘聖人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성인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몰랐고, 孔子를 존중했지만 공자에게 무슨 존중할 만한 것이 있는지 몰랐다. 속담에 이른바 난장이가 키 큰 사람 틈에 끼어 굿거리를 구경하는 것과 같아, 남들이 좋다고 소리치면 그저 따라서 좋다고 소리치는 격이었다. 나이 50이전까지 나는 정말 한 마리 개와 같았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자 나도 따라 짖어댄 것일 뿐, 왜 그렇게 짖어댔는지 까닭을 묻는다면, 그저 벙어리처럼 아무 말 없이 웃을 뿐이었다.


옷 입고 밥 먹는 것이 바로 人倫이요, 만물의 이치이다.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제외하면 인륜도 만물의 이치도 없다. 세상의 온갖 것이 모두 옷과 밥과 같은 부류일 뿐이다. 그러므로 옷과 밥을 들면 세상의 온갖 것이 저절로 그 안에 포함되어 있고, 옷과 밥 이외에 백성과 전혀 무관하게 또 다른 갖가지 것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내와 함께 ‘동양문화’ 강의를 수강하고 오찬 후에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고려(高麗)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리고 있는 <고려, 그 찬란한 도전(Goryeo: The Glory of Korea)를 관람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의 유물들을 5개국(한국,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46개 기관 45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아 2018년 12월 4일부터 2019년 3월 3일까지 특별전을 개최한다.


태조 왕건(王建)은 분열된 시대를 극복하고 통일국가 고려를 918년에 세웠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開京(현재 開城)이 새로운 수도가 되었다. 고려(918-1392)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난립하던 격변의 시기에 여러 나라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개방적이고 독창적인 문화를 이루었다.


고려 건국 1100주년 특별전은 네 가지 테마로 전시되어 있다. 즉, 고려 수도 개경(Gaegyeong, Capital of Goryeo), 1100년의 지혜(Wisdom of 1,100 Years), 다점(茶店), 차가 있는 공간(A Place for Tea), 그리고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The Brilliant Technical and Design Expertise of Goryeo)이다.


高麗는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나라였다. 인간의 정서를 포착하여 독창적인 색과 재료에 투영하고, 여기에 기술적 성취를 발휘하여 미술로 구현해냈다. 朝鮮 전기의 과학, 기술, 역법, 의학의 진보는 고려시대에 다져진 토양과 자양분을 바탕으로 꽃피었다. 고려 500년을 지속할 수 있게 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특별전을 관람하면 그 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